 나는 몇달치 가슴속에 나도 모르게 쌓아두었던 응어리를 토해내듯 울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극장에 열명도 채 남지 않을 때까지도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던 것은 슬펐기 때문도 아니고 서러웠기 때문도 아니고
그저 아직 조금 모자랐기 때문이다.
조금 더 울었어야 했고, 채 그러지 못해서 지금까지도 온전히 preoccupy되어 있고
누가 슬펐냐고, 뭐가 슬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말해야할까.
내 최대의 주제인 [사랑] 이야기도 아니었고, 아니, [사랑] 이야기였고
아마도, 나는, 그가 부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일평생 눈이 멀어 사는 그가 부러웠고 질투났던 것 같기도 하고,
좋겠다.
그냥 어쩐지 이해가 가기도 하고
사실은 어제는 오랜만에 하루종일 픽션에 빠져살기도 했고
하루종일 땅에서 5cm 발띄우고 살아서
나는 이유도 없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울고
왜 우는지는 알리가 없지, 그건 그냥 허구인데 (영화 이야기가 아니야, 내 이야기인데)
그래서 나중에 예배드리러 가서도 내내 나는 살짝만 건드려져도 울지만
그것 역시 허구인 것 같았고
나는 내내 발이 떠서
이런 기분은 참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했고
나는 지금도 살짝만 건드려져도 울것만 같은데
당신들, 잘못 건드렸어
피에스 : 영화, '신정아식'으로 해석해서 이딴 식이지, 진짜 잘 만들었음
특히, 그 화려한 색감이. 정말 볼만했다.
조금도 미안한 마음없이 자신있게 보라고 추천할 수 있는 영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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