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바님의 개인사가 유독 마음에 담겨서.
길거리에서 사탕이나 휴지 주며 노방전도하는 사람들 과연 쓸모있는 일일까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 그렇게 교회에 갔다 여덟살에 길에서 성경구절 적힌 사탕 받고 사탕을 받음->보답한다 라는 사고의 흐름으로 교회에 간게 오늘에 이름
한국에서 개신교인이 겪을 수 았는 스펙트럼 중에서는 비교적 양극단에 있는 교회에 다 다녀봤다 민중신학자 출신으로 감옥 다녀온 목사님 있는 교회부터 서태지 노래 거꾸로 틀어주던 교회까지 다 다녀봄... 좋은 경험이었다
어릴때부터 다닌 터라 지금도 특정 시기가 되면 교회에 가야겠단 생각을 하며 교회를 물색하고 몇달 열심히 다닌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내가 교회에서 맺는 인간관계를 몸서리치게 싫어하는 것 때문에 집단에 섞이지 못하고 다시 튕겨져나오길 반복함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온 날이니 산타를 좋아하는건 우상숭배라는 성탄 설교도 들어보고 그 유명한 창조과학 전시해놓은데서 하는 예배도 가보고 이슬람 라마단 기간에 역라마단 한다는 기도회도 가봄 여기가 한국 과학의 요람...
어린시절부터 십여년을 다녔던 교회 목사님은 내가 살면서 부모님 외에 유일하게 존경한다고 마음으로부터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종교적으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은 그 사람이 크게 실족하여 목회자로서 모든걸 잃고 사라졌을 때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적어도 '우리 교회'만은 선한 공동체라는 믿음이 있었다 사람들이 순수하게 선한 의지만으로 모일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아홉살부터 다니던 곳이었으므로 나에겐 이미 내 세계관의 일부이기도 했고. 그러나 그 때 알았다 인간의 선함과 도덕성, 정의와 같은 것은 신이 유지시켜주거나 내려주는 것이 아니란 것을. 신이 내가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다가 죽기 위해선 내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노력해야 하고 내가 신을 믿음으로써 그 고통이 조금 덜어질 수도 있는 것 뿐이란 것을. 그 때부터 인간답게 살고 죽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에 여전히 종교와 신앙도 들어가 있긴 하다
신이 있는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있었으면 좋겠고 있는 편이 좋고 신을 내팽개치기엔 나는 너무 어릴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버리기엔 죄책감이 무거우니 짊어지고 사는 걸 일단은 택한 상태.. 딱히 싫지도 않다
하지만 너무나 존경했던 이의 실족과 추락을 보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지금도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 세계의 귀퉁이가 무너진 흔적이 아직도 마음 한켠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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