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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어두워진다는 것][200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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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빛남의 무게만으로
하늘의 구멍을 막고 있던 별들, 그날 밤
하늘의 누수는 시작되었다 하늘은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것이었던가 별똥별이
떨어질 때마다 하늘은 울컥울컥 쏟아져
우리의 잠자리를 적시고 바다로 흘러들었다
그 깊은 우물 속에서 전갈의 붉은 심장이
깜박깜박 울던 초여름밤 우리는 무서운 줄도
모르고 바닷가 어느 집터에서, 지붕도 바닥도 없이
블록 몇장이 바람을 막아주던 차가운 모래
위에서 킬킬거리며, 담요를 밀고 당기다 잠이 들었다
모래와 하늘, 그토록 확실한 바닥과 천장이
우리의 잠을 에워싸다니, 나는 하늘이 달아날까봐
몇번이나 선잠이 깨어 그 거대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날 밤 파도와 함께 밤하늘을
다 읽어버렸다 그러나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가
하늘의 한 페이지를 훔쳤다는 걸,
그 한 페이지를 어느 책갈피에 끼워넣었는지를
- <일곱 살때의 독서>
읽고나면 한동안 먹먹해지는 [허공 한줌]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쓸쓸한 저녁을 떠올리게 하는 [흔적] [거미에 씌다]
그래도 따뜻한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축음기의 역사]
이 시집에서 단 한편의 시를 고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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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bie |
맞어 이 시집엔 대표시가 없어
이 시집의 반 정도는 쪽지에 쓴적이 있었던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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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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