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말코비치 되기]를 너무 신나게 봐서,그 팀이 새 영화를 만든다길래
보겠다고 마음먹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영화관에 못 갔다 (이쯤에 무슨 상황이었는지는 모른다)
그로부터 정말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꺼내들었다. 이 영화,
제 멋대로 만드는 영화를 좋아한다고는 종종 이야기를 한다
그게 내 영화취향의 (취향이랄만큼 제대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확고한 기준 중 하나다
제 멋대로 만드는 영화가 좋다.
[존 말코비치 되기] 촬영장을 어슬렁거리는 찰리 카우프만 같이!
실제 동생 카우프만은 존재하지도 않는 이름인데도 엔딩 크래딧에 각색자로 떡하니 이름이 올라가고
심지어는 각색상 후보에까지 올라갔다니 제 멋대로 만드는데 한계가 없달까
영화 내에서 각색하는 원작인 [난초도둑] 역시 실제로 베스트셀러였다고 하고
그러니까 이를테면
소설 [난초도둑]을 각색하는 작가 카우프만을 각색하는 작가 카우프만이랄까
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영화가 어땠냐면,
[존 말코비치 되기]를 통해 당신이 배운 것은? 이라고 물으면
아무것도 배우지 말라고 만든 영화잖아. 라고 대답하듯이
[어댑테이션]을 통해 당신이 배운 것은? 이라고 물으면
아니, 뭘 꼭 배워야 한대? 라고 대답할 수밖에
네 욕을 하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그 애를 좋아할 수 있었어?
난 그 애를 사랑했고, 그 사랑하는 마음은 내 꺼니까
그 애는 널 싫어하는데도?
그건 걔 사정이고, 내 알바는 아니지
아유, 또 [사랑] 타령이야? i know
그러니까 그 이야기를 빼고 말하더래도
그래, 그건 her business, not mine이니까 라고
아, 그거 좋다..
아니, 하지만 이런 걸 배운 게 이 영화를 보고난 소감같은 건 절대 아니야
그건, 카우프만씨도 원하지 않을걸?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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