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그런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 (에리나, 미치코나, 아마도 곤도 같은)
사랑스러운 사람들 (도우코! 그리고, 견해차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츠치야?)
자기 세계가 무척 단단한 사람들 (레이코나, 미즈하라나, 아야씨)
그리고,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
다들 자기와 비슷하거나 동경하는 누군가를 쫓아가며 읽었겠지만
내가 동일시했던 건 두 사람, 에미코와 야마기시였다.
이혼 이후 품게 된 공허함도 그렇다.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너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아주 소중한 것을 잃었다...
...그냥 그대로 지낼 수도 있었는데...
하지만 그냥 그대로라면, 뭐 때문에 결혼했다는 말인가
11년간 자신의 마음을 그냥 방치하고 살다가 겨우 이혼을 한 에미코와
나도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아마 마리에 씨처럼 살지 않을까요...
살아있는 것 없이.
"난 그런(연애) 에너지가 없으니까."라고 이야기하는 야마기시.
그런 느낌들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어서
역시, '그냥 그대로' 정도의 마음이라면 굳이 '살아있는 것'과 함께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책을 좋아한다.
어차피 책은 간접경험을 하게 해주는 거니까, 기왕이면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쪽이 좋다.
아니, 경험과는 다른 문제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엿보는 거라는 생각.
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궁금하다.
내가 경험하고 알아낼 수 있는 건 평생이라고 해도 아주 조금에 불과하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