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사자는 새끼를 찾았고, 정글은 평화로워졌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
차라리 나는
'내 가슴을 찢어놓고 네가 무사하길 바랬어?'쪽이 더 좋았는데
어느 쪽이든 간에,
어차피 정의를 배우겠다고 본 영화도 아니고, 감동을 받겠다고 본 영화도 아니다
1편만큼 화려하고 잔인한 건 없었지만, 2편이 없는 kill bill은 존재할 수 없다
쿵푸와 사무라이 영화에 대한 오마쥬라고 해도 이건 정말 엄청나다
흥, 이 감독. 영화가 자기 장난감인 줄 알아? 하고 같이 깔깔대면서
중학교때 동생이 잔뜩 빌려오던 중국 영화에서 보던 권법들에
전장의 무대를 만드는 배경음악하며
게다가 멋있고 불쌍한 중노년의 신사들이 잔뜩! (이게 최고!)
블랙 코브라(우마 서먼)의 손에, 혹은 진짜 블랙 코브라에게 죽임당하는 적나라한 은유
주인공은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으면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구식 시나리오
위대한 스승은 꼭 주인공에게만 필살기를 남겨준다는 편협한 이기주의
필살기를 맞은 상대는 의연하게 죽음을 향해 걷는다는 틈새없는 예상적중
그것봐, 당신 장난감 취급이잖아? 하고 깔깔대면서도 결국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단 한순간도 악독함에서 벗어나지 않는 초지일관하는 외눈 미녀
그래, 이 영화가 나에게 던져준 이야기는
우스꽝스럽더라도 '네가 가던 길을 가라'는 것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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