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도 자기를 막을 수 없다면... 너무 불쌍하잖아"
[서쪽으로 떠난 여행]의 작가 나시키 가호의 책이 한권 번역되었다
일본에서는 꽤나 유명한 동화작가인데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서쪽..]밖에 번역된 것이 없었다.
며칠전 강남 교보문고에서 죽 신간들을 훑는데,
"나시키 가호"라는 글자에 대번 눈이 띄여 책을 집어들었다.
"하나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잘못이라고, 너희들을 그렇게 만들어 버린건"
내 안에 숨어있는 [악마]에 대한 죄책감, 자괴감 같은 것들을
나시키 가호답게 자연스럽게, 너무 너그럽지는 않게 용서해준다.
나는 한순간도 천사가 아니고, 천사일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기에.
다른 이들도 결코 천사가 아닐거라고 믿고 싶은 이기심.
그래도 악마까지는 아닐거라고 믿고 싶은 희망.
만약에 내가 사실은 악마라면,
나를 이렇게 만드신 하나님이 '내 잘못이야' '불쌍한 것'이라고 해주실거라는 희망.
천사같이 되지는 못하고 비록 독수리로 살아가고 있더라도 그래도, 날 불쌍히 여기고 계실 거라고.
"시간이 한참 흐른뒤,
진심이라는 건 입밖에 꺼낼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해도,
조금씩 조금씩 거기에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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