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지인들을 강타했던, 이 책을 이제와서 소개하는 이유는,
paris match 와 마찬가지로, 새삼스럽게 감동을 받았기 때문.
'나는 토성의 영향 아래 태어났다.
가장 느리게 공전하는 별, 우회와 지연의 행성.'
-발터 벤야민; 수잔 손택, [우울한 열정]중
처음 이 책을 읽었을때는 이 토성론이 가장 인상깊었었다.
아아, 난 오늘 토성의 영향 아래에 있는 것뿐이야. 라고
스스로의 싱숭생숭함을 위로할 수 있다니!
하지만 다시 이 책을 잠잠히 읽어보니, 보석은 훨씬 많았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재빠르고 편안한 연민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주는 셈이다'
-수잔 손택, [타인의 고통] 중
마침 [내 이름은 눈물입니다]를 읽고 연민과 공포의 늪에 빠져 있는 나에게 공격적인 이 한구절은 새삼스럽게,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고 혼란과 절망에 빠져있던 나를 기억해내게 해주었다.
그저 연민뿐이라면, 그것은 (뻔뻔한) 자기애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하나도 없다.'
- 몽테뉴
'나 개인 안에 온 인류가 집약되어 있기 떄문이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보더라도
내가 가지지 않은 자질을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다른 사람과 나 사이의 작은 차이점으로
다양성이 생기고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그것 뿐이다'
-마크 트웨인
이 말들은 '나 어딘가, 좀 이상한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로, 다르지 않은건가?'하고 세상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던 나를 기억해내게 해주었다.
결국, 자기 성찰을 쉬지 않는 자기애란 삶의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정혜윤씨는 이 매력적인 책을 통해서
독서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아니 삶에 필수적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좀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책을 읽지 않고도 나는 견딜 수가 있었던 걸까!
'책은 고독 속에 있으면서도 끝없이 세상과 연결하고 대면할 기회를 갖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행히도 지금 당장 내 옆에 아무도 없어도
나 자신을 위해 뭔가 들려주려고 애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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