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제목은 원제대로 두어야 했다는 것
번역가에게는 어떤 의미의 영화였는지 몰라도 내게는 적어도 "사랑 영화"는 아니었다.
그건 lost in translation 그자체다
일본어가 있고 영어가 있듯이
사람을 만남으로 힘을 얻는 영혼이 있고
밝고 에너지를 얻는 방향으로 대하는 영혼이 있고
고독하고 외롭고 허무한 영혼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내가 일년내내 손이 차갑기 때문에
겨울에 손이 얼어도 추위를 느끼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고독한 영혼은 그 고독이 불편하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다른 두 언어를 가깝게 하려고, 이해하려고, translate하면
결국 잃어버리게 되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서로 다른 두 영혼을 굳이 이해하려고, 가까이 하려고, 그 거리를 좁히려고 translate하면
오히려 무언가를 잃을 수도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외로운 영혼은 외롭도록, 그냥 내버려두라고
어머니와 이 영화를 보고 이런 감상을 이야기했더니 그게 왜 "영혼"이냐고 반문하셨다
어머니에게 그렇다면 어머니에게 맞는 단어로 translate하셔서 들으시라고 했다
identity, character, nature...
글쎄 주인공이 그러한 책을 읽어서인지 영화를 보면서 불쑥 들어버렸다 "영혼"
그녀가 사찰로, 고도 교토로 '기웃거릴 때'
문득 모든 것들이 그리워졌다. 내가 24년간 내 안에 넣어둔 모든 풍경들이.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될수록 삶이 쉬워지는 걸지도 모른다
'다른' 것들에 대해 그대로 둘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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