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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울 준비는 되어있다][200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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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만사에 대처하는 방식은 늘 이 세상에서 처음 있는 것이고
한번 뿐인 것이라서 놀랍도록 진지하고 극적입니다
가령 슬픔을 통과할 때, 그 슬픔이 아무리 갑작스러운 것이라도
그 사람은 이미 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작가 후기 중 -
솔직하게 말하면
에쿠니 가오리에서는 [낙하하는 저녁] 뿐이었는데
[울 준비는 되어있다]는 제목 덕분에 다시 기대 한번 더! 라는 느낌으로 샀다
나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낸 단편집들이 좋다
바나나의 [도마뱀]이든 로맹가리의 [페루..]든 박완서의 [두부]든
[울 준비는..]는 그러니까 음. '아내'로 사는 것에 대한 단편집이었다
아니, '남편'을 가지고 사는 것에 대한. 이랄까
아니,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난 '불륜'이니 '바람'이니 분노하고 슬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그 '소유욕' '집착' '약속'에 대해 가슴으로 와닿아본 적이 아직 없어서
아니, 그렇다고 이 단편집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런 거. 결국 없어져버린다. 라는 자조적인 느낌의 단편집인데
그런 거랑 상관없이.랄까 그런 건 모르겠으니까 제껴두고.랄까
그냥 내가 한걸음 한걸음 살아가려는데 들어보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내 엄마, 내 언니 즈음의 사람들이 꾸역꾸역 나와서 이야기해주어서
그것대로 충분히 좋았다.
나는 인간 모두가 자기 의지대로 커다란 몸짓으로,
자기 인생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렷하고 결정적인 방법으로
- 프랑수아즈 사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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